'글쓰기/영화' 카테고리의 글 목록
본문 바로가기

글쓰기/영화5

[영화] 윤희에게 "윤희에게. 잘 지내니?"로 시작되는 편지 한 통이 한 아이의 엄마이자 고독한 중년 여성의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이 된다. 퀴어 영화인 줄 전혀 모르고 봤던 터라 조금은 당황했지만 어느 순간 빠져들었고 윤희와 쥰의 찬란히 빛나던 시절이 궁금해졌다. 교복을 입었을 그 어린 시절 행복했던 둘의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영화는 끝끝내 보여주진 않았다. 그래서 더 애잔했고 마치 빛나던 과거로 절대 다시 돌아갈 수 없음을 의미하는 듯했다. 러브레터의 퀴어 버전 영화라는 수식이 어울리는 영화이다. 첫사랑의 아련함과 그리움, 성소수자로서 가족들에게까지 인정받지 못하고, 억압받고, 늘 외로웠을 주인공의 쓸쓸함까지 더해져 더욱 가슴이 저려왔다. 가장 가슴 먹먹했던 장면은 수십 년 만에 우연히 마주한 윤희와 쥰의 모습과 "추신.. 2020. 3. 1.
[영화]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이 영화 겁나 재밌다. 낄낄대면서 영화본듯. 운칠기삼. 딱 이 단어가 떠올랐다. 알란 할배 인생 자체만 봐도 알 수 있다. 내세울 것 없는 학력임에도 운 좋게 누구든 모셔가고 싶어하는 폭탄전문가도 되어보고, 사회적 지위 짱짱한 인맥도 쌓지만, 운 나쁘게 정신병원도 가고, 수용소도 끌려가기도 했고, 또 운 좋게 수용소도 탈출하게 되고... 운칠기삼. 그래서 인생은 알 수가 없는 것. 인생 뭘 그리 복잡하게 살아. 짱구 굴려봤자, 소용없어. 어차피 인생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거든. 라는 마인드의 알란 할배처럼 진짜 막 살고 싶어지는 그런 영화. 영화 속에서 알란 할배와 가장 대비되는 인물이 베니인데, 그는 매사에 생각이 많고, 별 것 아닌 일에도 고민하는 캐릭터이다. 반면 주인공 알란 할배는 어머니가 늘.. 2020. 2. 29.
[영화] 슬럼독밀리어네어 나름 긴장감 넘치고 쪼는 맛이 있었다. 의외로 배우들이 기억에 남는 영화다. 아역 꼬맹이들 너무 귀여웠고, 데브 파텔이라는 배우의 재발견. 데브 파텔이 그렇게 연기를 잘했나? 키가 그렇게 컸나? 은근 잘생겼네? 라며 감탄 또 감탄. 스킨스에서 무슬림보이 앤워가 맞나 싶었다. 정말 다른 사람같았다는.. 앤워로 익숙했다가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진짜 딴판이더라. 암튼 데브 파텔 연기력도 외모도 다시 봤다. 그리고 감독이 영국 사람이라 그런가 영화 중간 중간에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은 없었다. 다만 영화가 다 끝나고 엔딩크레딧 부분에서 단체로 춤추는 장면이 나온다. 이 장면이 은근 재밌었다. 배경이 인도이다보니 인도 영화의 느낌을 살리고자 넣은 것 같다. 영화의 설정 자체도 참 재밌었다. 퀴즈쇼 문제 하나 하나에 .. 2020. 2. 29.
[영화] 돌이킬 수 없는 (Irreversible, 2002) 돌이킬 수 없는.. 제목 그대로 돌이킬 수 없는 그 순간에 대한 안타까움을 이야기 하는 것 같다. 돌이킬 수 없는 행복하던 순간. 영화에서 말하듯, 시간은 모든 걸 망가뜨렸다. 시간은 행복하던 순간마저 망가뜨린다. 하지만 다시 고칠 수 없는 것. 다시 시간을 거스를 수 없는 것. 영화의 역행 구조는 다시 시간을 시계 태엽 감듯 되돌리고 싶은 관객의 마음을 잘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 다시.. 다시 돌아가고 싶다. 다시 되돌리고 싶다. 그런 마음이랄까. 영화의 시간 상 가장 처음의 행복한 순간으로 다시 돌아가서, 미리 그런 참혹한 일이 벌어지지 않게끔 만들고 싶다. 마커스가 그날 알렉스를 집에 데려다줬더라면... 그런 일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또 잘못된 복수가 가져오는 결과까지... (여기서 잘못된 .. 2020. 2. 29.
[영화] 기생충(PARASITE) 두번 보고 쓰는 감상문 그동안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재밌게 잘 봤는데, 그 이유가 재밌으면서도 동시에 생각하게 만들어서다. 대중/오락 영화 같은데 묘하게 여운이 남는다. 괜히 한번 더 생각해보게 하는게 있다. 그런데 또 마냥 어렵게 그려내서 물음표만 잔뜩 떠오르게 하는 영화가 아니라서 좋다. 이정도면 친절한 준호씨? ​ 단순한 빈부격차 이야기만이 메인이 아니다. 그저 빈부격차를 조명했다고 아카데미 상을 휩쓸었다면 너무 심심했을테지. 흔히 부자와 빈자의 이미지를 "부유한 사람들은 못됐고, 가난한 사람들은 불쌍하고 선해" 라는 식으로, 소비 하는데 영화 기생충에서는 그렇게 식상하게 소비 하지 않아서 신선했다. 또 단순히 빈부 두 그룹만 대비한 것이 아니라 부자, 빈자, 극빈자 세 그룹이 대비되어 빈자와 극빈자끼리 싸우는데 극빈자 .. 2020. 2. 29.